우리나라 감귤 품종의 변천사
과수 작물 중에서도 감귤은 세계적으로 2,000품종이 넘게 보고되고 있다. 분류 학자인 Tanaka(1961)는 감귤 품종을 157종으로 분류할 만큼 종이 다양한 과수임에도,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감귤 품종은 농업 현장에서 온주밀감과 만감류로 단순하게 분류되고 있다. 편의상 그렇게 분류하던 것이 이제는 고착화된 것인데, 이러한 이유는 국내에서 재배되는 감귤의 종류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의 감귤 품종은 온주밀감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그 외 품종은 재래귤과 하귤·팔삭·이예감·오렌지·금감 등의 품종이 재배되어 종류가 다양하였지만, 면적이 매우 적어 보통 잡감류라 이름 붙여 분류하였다.
온주밀감 이외의 잡감 품종을 만감류라 부르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온주밀감을 제외하면 대부분 해를 넘겨 겨울철에 수확하거나 더 늦은 것은 봄에도 수확할 정도로 늦게 성숙되는 품종들이기 때문에 1990년대를 지나면서 만감류라 통칭하게 되었다. 온주밀감 이외에도 감귤은 오렌지, 자몽, 탄제린을 비롯한 만다린, 레몬과 라임, 유자 등 다양하다. 이렇게 통칭되는 만감류는 오렌지와 만다린의 교잡품종인 한라봉 등 탄골류(탄제린×오렌지의 합성어)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러나 점차 새로운 품종의 계보도가 복잡해지고 설명이 어려워지면서 온주밀감이 아닌 만다린 교잡품종은 모두 만감류라 말해버리는 편리한 융통성이 발휘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감귤 품종은 온주밀감과 그 이외의 품종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온주밀감이 제주도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00년 전후로 전해지고 있으나 그 기록과 재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1911년 엄탁가(Emile Joseph Taquet) 신부가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제주자생 왕벗나무를 보내준 답례로 미장온주 14주를 기증받아 현 서귀포시 서홍동 천주교 목자회관(당시 홍로성당)에 심은 것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이 중 한 그루가 마지막까지 보존되었으나 최근에 고사하여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이후 1950년대부터는 전후 소득작물로서 감귤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이 높아져 재배면적이 급속히 증가되었다. 이 시대에 도입된 품종은 미장 온주를 비롯하여 지금도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궁천조생 등 온주밀감이 중심이 되어 도입되었다. 일부 하귤, 팔삭, 이예감, 문단, 기주밀감, 금감자, 삼보감, 네블오렌지 등 만감류도 도입되었다. 그 후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거쳐 다양한 감귤 품종이일본으로부터 도입되었는데, 그 수가 40여 품종이 넘었다.
다양한 감귤 품종이 도입되었음에도 1980년대를 지나면서 온주밀감 위주의 재배 면적 확대가 지속되었다. 제주도 기후 환경에 가장 적합하고 추운 겨울철 이전 수확할 수 있으며, 생산자 우위의 수급상황으로 인해서가 크다. 1990년대에 이르면서 청견, 부지화(한라봉) 품종이 본격적으로 도입 및 재배되면서 비로소 국내의 만감류 재배가 본격화되었다. 2000년 전후로 온주밀감의 재배면적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과잉 생산되면서 정책적으로 폐원 지원 등이 이루어졌다. 시설재배가 일반화되면서 노지 온주밀감의 면적은 차츰 줄어들고, 만감류의 면적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현재에 이르러 온주밀감이 80%, 만감류가 20%의 비율로 조정이 되었다. 이 추세는 미래에도 완만하게나마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만감류가 늘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품종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온주밀감은 하나의 종(Species)으로 형태나 맛이 동일하기 때문에 온주밀감 속에 여러 가지 품종이 있지만 소비자는 구분하지 못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비가 많은 제주도 노지 환경에서는 품질이 떨어진다. 토양 피복 자재를 이용한 물관리 등 고비용 구조이면서, 피복 자재의 사용이 점차 늘어나
면서 환경 부담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려면 당도가 보다 높은 온주밀감 품종을 개발하거나 만다린 교잡품종으로 대체해야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감귤 품종 중 우리나라 노지 재배환경에서 겨울이 오기 전 수확을 할 수 있는 품종은 온주밀감이 거의 유일하다. 온주밀감은 강한 웅성불임과 자성불임, 다배성 특성으로 인해 교잡육종을 통해 성숙기를 앞당기기 어려운 육종 과정의 어려움이 있다.
최근 만감류 품종은 부지화(한라봉), 세토카(천혜향), 에히메 28호(황금향) 등 여러 품종이 도입되어 품종 수가 늘어났으나 대부분 해를 넘겨 수확해야 한다. 또한 만다린과 오렌지의 교잡종들로 그 맛과 식감이 서로 비슷하고, 짧은 기간에 출하가 집중된다. 수입 오렌지 및 겨울 딸기 등과의 경쟁이 점차 심해져 품종의 다변화가 요구 되고 있다. 품종변화 측면에서 살펴보면 현재의 감귤 산업으로 발전하기까지 대부분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에 의존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온주밀감에서 만감류까지 주요 품종은 대부분 일본 도입품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최근 도입된 일본 품종의 로열티 분쟁 이슈 부각에 따라 국산 품종의 경쟁력 강화는 시급한 현안 과제가 되었다.
국내 재배 과종과 수입과일이 점자 늘어나며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품종의 무단도입도 용인되었지만, 국제적으로 품종보호가 강회되는 추세에 따라 감귤의 품종개발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수입 감귤과 해외 품종 로열티 지급에 대응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연내 수확이 가능하며 고품질의 과실 생산이 가능하게 되어 노지 온주밀감을 대체할 수 있는 만감류와 소비자에게 맛과 형태, 기능성 등으로 차별화되고 수확 시기를 분산할 수 있는 시설 감귤의 품종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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